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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지는 왜 생길까? 안 생기면 좋은 거 아냐?

쓸데잡학

by 쓸데잡학 2025. 5.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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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지는 왜 생길까? 안 생기면 좋은 거 아냐?

귀를 청소하다 보면 늘어나는 ‘귀지’ 때문에 불쾌하거나 찝찝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귀지가 없으면 ‘청결한 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귀지가 생기는 건 단순한 오염이 아니라, 신체의 중요한 보호 기전 중 하나다. 귀지가 왜 생기는지, 그리고 정말 없는 게 더 좋은 건지 자세히 알아보자.

 

🔬 귀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귀지는 의학적으로 이루멘(earwax) 또는 **이루시린(cerumen)**이라 불린다. 귀 안쪽의 **외이도(ear canal)**에는 피지선과 땀샘이 존재하는데, 이곳에서 분비되는 기름 성분과 죽은 피부 세포, 먼지, 미세한 이물질이 섞여 만들어지는 것이 귀지다.

이 귀지는 자연스럽게 귓바퀴 쪽으로 밀려나며 건조해지고, 결국 밖으로 떨어지거나 샤워나 머리 감기 중에 씻겨 나간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귀지가 귀 안에 쌓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배출되는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다.

 

🛡 귀지는 오히려 귀를 지키는 보호막?

귀지는 보기에는 지저분해 보여도, 사실은 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귀지는 외부의 먼지, 세균, 곰팡이, 벌레 등으로부터 고막을 지키는 1차 방어막이다.
귀지의 산성 성분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점성 있는 구조는 먼지와 오염물질을 포착한다. 만약 귀지 없이 외이도가 항상 깨끗하다면, 그만큼 외부의 자극과 세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귀지가 전혀 생기지 않는 경우, 피부가 건조하거나 외이도가 약해져 귀 안이 가렵고 염증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귀지가 없는 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 셈이다.

 

👃 귀지에도 ‘타입’이 있다?

재미있게도 귀지는 전 세계 인종에 따라 유형이 다르다. 크게 **습한 귀지(wet type)**와 **건조한 귀지(dry type)**로 나뉘며, 이는 유전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서양인이나 아프리카계 인종은 대부분 끈적하고 진한 습형 귀지를 가지고 있고, 동아시아인 특히 한국, 중국, 일본 사람들은 회색 가루 형태의 건조형 귀지를 가진 경우가 많다.
이는 ABCC1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결정되며, 귀지뿐만 아니라 겨드랑이 냄새 유무와도 연관이 있다. 즉, 귀지를 통해 유전자 타입까지 추정할 수 있다는 것!

 

🧼 귀지는 언제, 얼마나 청소해야 할까?

귀지는 기본적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되므로, 대부분의 사람은 굳이 귀를 자주 청소할 필요가 없다.
과도하게 면봉으로 귀지를 파내려 하면 오히려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어 **이루마개(earwax impaction)**라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귀가 먹먹해지거나, 이명, 어지러움, 심한 경우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 달에 한두 번, 외이도 입구만 조심스럽게 닦아주는 것을 권장하며, 귀 안쪽까지 면봉을 깊게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간혹 귀지가 너무 많아 청력에 영향을 줄 경우, 이비인후과에서 전문적인 세정을 받는 것이 좋다.

 

✅ 결론: 귀지는 지켜야 할 ‘귀의 방패막이’

귀지는 단순한 노폐물이 아니다. 귀지를 통해 귀 안은 보습되고, 보호되고, 스스로 정화된다. 귀지가 생긴다는 것은 오히려 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오히려 귀지가 아예 없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귀지를 무조건 제거하려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귀를 위한 최선이다. 다음에 귀지를 발견해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귀가 스스로 나를 지키고 있구나”라고 생각해보자. 귀지는 우리 몸이 만들어낸 작은 방어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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